[제6강] 노매딕 컴퓨팅

작성일: 2004.1.4

  
유비쿼터스가 가지는 여러가지 특징중의 하나는 사용자에게 이동성을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마치 넓은 초원을 돌아다니며 마음껏 생활을 하는 유목민처럼 어떤 특정한 장소에 얽매이지 않는 공간에 대한 자유로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목민의 제국

징기스칸의 본명은 테무진(한자로는 鐵木眞(철목진)으로 표기)으로, 1167년 몽고의 초원지대에서 태어났습니다. 그 당시 중국대륙에서 기마병의 위력은 가히 최고였습니다. 유목민족의 일상생활은 바로 기마병의 훈련과정이었으며, 그들은 언제든지 기마병으로서 중원을 침략할 태세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징기스칸, 즉 테무진은 그의 씨족을 중심으로 1만명의 정예부대를 구축했습니다. 그는 1206년 몽고족을 완전히 장악한 후, 스스로 징기스칸의 칭호를 취했습니다.

징기스칸(成吉思汗(성길사한)이란 「황제 중의 황제」라는 뜻입니다. 징기스칸이 1227년에 사망했을 때, 몽고족의 총병력은 중국 한족의 인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12만9천명에 불과했습니다. 1백만에서 2백만으로 추정되던 몽고족의 관점에서는 대병력이었지만 2천만명에 이르는 중국의 한족에 비해서는 미미한 숫자였습니다. 이러한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징기스칸이 이끄는 몽고병은 군사적으로 압도적인 역량을 과시했습니다.1) 그 만큼 유목민의 특성으로부터 형성된 기마병의 위력은 대단했습니다. 이러한 기마병의 위력처럼 유비쿼터스의 기술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생활은 삶의 질 증가와 사회적 활동 능력을 상당히 향상시킬 것입니다. 말을 타고 달리면서 강한 군사력을 자랑하는 징기스칸의 군대처럼 유비쿼터스 컴퓨팅, 유비쿼터스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현대인은 강한 정보능력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휴대통신기기의 발전

요즘 대한민국 국민치고 휴대폰 하나 안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없습니다. 예전에 유선전화가 가정에 보급되었을때 집에 전화기 한대 놓는게 대단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기술 및 경제의 발전이 계속 되면서 삐삐라 불리우는 'pager'가 보급되어 항상 누군가와 연락을 취할 수 있는 작은 수단이 생겼다는 것에 대해 세상 참 많이 좋아졌다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특히 pager가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많이 이용되기도 하였지만, 젊은 층에게도 엄청난 인기를 누렸습니다. 어딜 가든 누군가 자기를 찾고 있다는 정보를 접할 수 있고, 공중전화가 주변에 있기만 한다면 자신도 누군가에게 항상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친구사이, 연인사이에서 이만큼 반가운 수단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삐삐의 인기도 이내 휴대폰의 등장으로 인하여 아득한 과거 추억속으로 사라졌습니다.

휴대폰이 보급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단순히 생활이 편리해졌다는 것 뿐만 아니라 생활자체를 변화시키게 되었습니다. 모든 개인이 소유하는 휴대폰을 통하여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길을 걸으면서 전화를 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자동차, 기차 안에서도 전화를 할 수 있습니다. 멀리 여행을 다니면서 산 속에서도 전화가 가능합니다. 이렇듯 휴대폰은 유비쿼터스의 기본 생각인 “언제, 어디서나”라는 개념을 구현하는 선도적 제품으로써 생활 깊숙이 파고 들었습니다. 정말 휴대폰 없던 시절에는 답답해서 어떻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었을까 궁금할 정도까지 되었습니다.
휴대폰 개발업자 또는 서비스 업자들의 의해서 휴대폰에는 점점 많은 부가 기능들이 추가되었습니다. 그리고  음성을 통한 대화가 아니라 문자메세지를 통하여 또 다른 형태의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창출했습니다. 얼마나 문자메세지를 엄지손가락으로 눌렀대길래 ‘엄지족’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습니다. 인터넷 기능을 이용하여 휴대폰으로 인터넷 웹사이트에 접속이 가능하고 주식거래, 뉴스, 영화표 예매, 금융 거래 등 여러 가지 일 들이 가능합니다. IMT-2000서비스가 본격화되면 진정한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이루어지게 될 것이며, 일상생활에 또 다른 변화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노마드족의 등장

노마드(nomad)란 노트북이나 휴대폰과 같은 기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외부와 접속하며 이동하는 부류들을 말합니다. 유목민이라는 뜻을 가진 노마드는 각종 전자기기들을 이용하며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새로운 형태의 사회현상입니다. 사실 휴대폰을 사용하면서 대부분의 사람은 디지털 유목민, 도시 유목민의 성향을 일부 경험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30여년 전 미디어 학자 마셜 맥루헌은 “사람들은 빠르게 움직이면서 전자제품을 이용하는 유목민이 될 것이다.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지만 어디에도 집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2)

이후, 노마드가 문화현상을 설명하는 대중 언어로 틀을 확장한 것은 프랑스 사회학자 자크 아탈리가 이 말을 즐겨쓰게 되면서입니다. 아탈리는 미래사회를 예견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400여 개의 키워드를 풀이해 1999년 출간한 '21세기 사전'에서 미래의 '도시 유목민'을 3종류로 분류했습니다. "극빈 유목민은 멀리까지 가지않고 모든 것을 포기하면서 단순히 먹을 것을 위해 이동한다. 계층피라미드의 꼭대기를 차지하는 층은 모든 종류의 커뮤니케이션, 창조 수단에 접근할 수 있는 부류이며 중간층은 다른 사람들의 유목을 관망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가상 유목민"이라고 하였습니다.. 또한 "21세기는 디지털 장비로 무장하고 지구를 떠도는 '디지털 노마드(Nomad)'의 시대"라고 규정했습니다. 3)

■노마드의 생활특성

디지털 노마드의 중요한 특성은 이동성을 갖춘 최첨단 IT기술을 활용한다는 것입니다. 디지털 노마드족은 첨단 IT기술을 이용해 자신의 생활터전에 필요한 정보를 찾고, 또 제공하기도 하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개인생활 및 사회생활을 합니다. 휴대폰, PDA등을 이용하여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함으로써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습니다. 디지털 노마드족의 등장과 이들이 개척해 가는 경제영역, 직업세계는 앞으로 우리 사회를 크게 바꿀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은 사람을 만날 땐 늘 무선 인터넷 이용이 가능한 장소를 이용합니다. 노트북과 PDA를 항상 휴대하고 다니며 어디든 자리에 앉기만 하면 이메일을 먼저 체크하고, 조깅을 하거나 걸을 땐 MP3를 듣고, 마음에 드는 장면을 맞닥뜨리면 제일 먼저 디지털카메라를 꺼내 듭니다. 앞으로 웨어러블 컴퓨터가 많이 개발되고 보급되면 이러한 제품들은 바로 디지털 노마드족이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새로운 제품이 개발되면 항상 제일 먼저 사용하는 부류를 "어얼리 아답터"라고 합니다. 디지털 노마드족 중에 "어얼리 아답터"의 특성을 가진 첨병들이 먼저 새로운 제품들 사용하고 그 유용성을 증명하면 다른 디지털 노마드족이 그러한 제품들을 앞다투어 사용할 것입니다.

■세대와 족의 분류

 지난 2002년 우리나라는 월드컵이라는 국가적인 행사를 통해 일치단결된 국민성을 보여줬고, 사회적으로 이러한 현상을 많이 분석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W세대, Red족이라는 신조어를 생산해 냈습니다. 세대라는 측면으로는 유신세대(70년대), 신세대, X세대, 386세대, 1318세대, N세대, M세대 등이 있습니다. 부류측면으로 보았을 때는 오렌지족, 미시적, 보보스족, 코쿤족, 엄지족, 명품족, 노마드족 등이 있다. 각각에 대한 의미는 다음과 같이 정리 할 수 있습니다. 4)

■노매딕 컴퓨팅

이러한 디지털 노마드 시대를 실현하기 위한 개념이 바로 노매딕 컴퓨팅입니다. 노매딕 컴퓨팅은 디지털 노마드의 특성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의 이동성을 극대화해 특정장소가 아니라 사용자가 자유자재로 이동하면서 어디서든지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로 이른바 ‘어디서든 연결된(always connected)’ 환경을 실현합니다. 따라서 사용자가 오피스나 회의실 등으로 이동하고 있을 때에도 LAN과 같은 통신망이 연결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노매딕 컴퓨팅은 “유비쿼터스 네트워크”과도 일맥 상통합니다. “유비쿼터스 네트워크”는 네트워크라는 기술적인 측면으로 접근한 개념이며, 노매딕 컴퓨팅은 사회적인 현상으로부터 그 어원이 생성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구현하기 위한 실질적인 기술은 거의 일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비쿼터스 네트워크의 개념은 다음과 같습니다. 5)

1)고정·이동, 유선·무선, 통신·방송이라는 영역을 넘어 이용장소에 관계없이 상시 접속이 가능한 모바일 특성을 갖춘 브로드밴드 네트워크 기반을 갖는다.

2)대형범용컴퓨터나 PC뿐만 아니라 휴대폰·PDA·게임기·카 내비게이션·디지털TV·정보가전·웹카메라·물체에 부착한 전자태그 등 각종 정보기기나 센서가 IP(가능하다면 IPv6) 등 프로토콜을 이용해 서로 연결된 상태가 된다.

3)문자·숫자, 정지영상뿐 아니라 동영상이나 음성을 가진 콘텐츠, 이용자의 수요에 맞춘 솔루션, 안전한 정보의 송수신, 전자상거래가 가능한 플랫폼 등에 활용이 가능하다.

여기에서 노매딕 컴퓨팅은 유비쿼터스 네트워크의 어떠한 특징들과 일치할까요? 보시면 알겠지만 사용자가 느끼는 측면에서는 당연히 첫 번째 특성입니다. 이러한 첫 번째 특징을 기반으로 한 구체적인 실현방안이 둘째, 셋째 개념이 될 것입니다.

■노매딕 컴퓨팅 제품

-무선 초고속 인터넷

'핫스팟(Hot Spot)'이라고 불리는 무선 인터넷 가능지역은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노매딕 컴퓨팅기술의 근간이 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업체들의 동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KT는 '네스팟'이라는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미 전국 8,000여 곳에 네스팟 기지국을 세웠습니다. 패스트푸드점 롯데리아 전국 860여 곳 매장과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매장 대부분에 네스팟 액세스 포인트가 세워지며, 대학로·명동·압구정 로데오거리 등 서울 10개 주요지역과 전국 50여개 전자상가에도 무선 인터넷 시스템을 구축하였습니다.

하나로통신은 무선 인터넷 서비스인 '하나포스 애니웨이'를 신촌·강남·종로3가 등 사람들이 붐비는 서울 주요 지하철역에 자리잡았습니다. 하나로통신은 또 버거킹·코코스 등 전국 프랜차이즈 업소 200여 곳에 무선 인터넷 시스템을 설치했으며, 핫스팟지역을 1,500개 이상으로 늘릴 예정입니다.

-텔레매틱스

텔레매틱스란 통신(Tele communication)과 정보과학 (Infor matics)의 합성어로 자동차·이동통신·단말기·컨텐츠와 애플리케이션이 유기적으로 연관된 '자동차용 차세대 정보제공 서비스'입니다.

즉 무선통신과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기술을 결합하여 자동차에 시기적절한 위치 정보·안전·오락 및 생산성 향상, 서비스·금융·예약·상품구입 등의 개인화된 서비스·이동통신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것을 말합니다.

디지털 노마드는 현재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활용하여 길을 잘 모르는 곳에 접근하는 정도로 활용하지만 2005년 즈음엔 모바일 커머스, A/V컨텐츠 서비스 등도 즐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글. 윤훈주>

<참고문헌>

1)징기스칸

2)한국일보 : [오늘의 문화코드] <8끝>노마드

3)명진영, '노마드 새로운 문화코드로 떠오르다', 인프라월드, 2003년 9월

4)「2002 월드컵」과 사회ㆍ문화적 변화, 삼성 경제연구소, 2002년 8월

5)성호철,  e재팬 전략Ⅱ,  전자신문, 2003년 7월 14일

<사진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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